"여행주 오를 줄 알았는데"…개미들 예상 빗나간 이유

입력 2023-05-13 08:00   수정 2023-05-13 13:10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됐지만 여행주는 힘을 못 쓰고 있다.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여행사가 실적을 꾸준히 유지해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관광객은 655만4031명으로 전년 대비 436.1% 증가했다. 올해도 이미 1분기까지 497만9386명이 해외를 다녀왔다. 2019년 1분기의 63% 수준이며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간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에상된다.

여행객은 늘어나는데, 여행사의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 여행 수요가 늘면 여행을 알선하는 이들의 실적도 개선돼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인 예상인데, 이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여행사 대장주 하나투어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6.2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9% 떨어진 걸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코스닥 시장의 모두투어도 2.53% 떨어졌다.

실제 하나투어는 3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주가는 반응하지 않았다. 지난 3일 하나투어는 1분기 영업이익이 5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5.9% 늘어난 829억원이었다. 실적이 발표된 다음 거래일인 지난 4일 하나투어의 주가는 1.8%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1개월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순매수한 건 개인 투자자(개미)뿐이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각각 220억원, 40억원 순매수했다. 개미들의 기대감은 빗나간 예측이 됐다. 기관·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점도 주가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기준 하나투어의 공매도 잔고는 2.35%로 코스피 시장 내 20위에 해당한다. 공매도 잔고는 공매도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아직 상환하지 않은 주식이다. 따라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주가 하락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주가 상승에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호실적을 기록한 건 긍정적이지만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설명한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3월까지 여행사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돼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조정받았다"며 "여행 비수기에 돌입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2분기는 여행 비수기로 꼽힌다.

이준규 연구원은 실적이 정상화 기조에 들어선 만큼 영업이익 규모가 주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여행이 활성화하며 실적은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해외 출국자 수 등 여행업 관련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 시장에서 관심을 갖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여행객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해외 소비가 억눌려 있었기 때문에 경기 침체와 관계없이 해외여행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해외여행객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규모를 회복할 것"이라며 "해외여행은 가치소비의 대상이 됐기 때문에 수요가 견조하다"고 말했다. 가치 소비는 소비자 본인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상품을 과감하게 소비하는 것을 일컫는다.

2차전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일 때, 호텔·레저서비스, 소매(유통) 등 소비재가 강세를 보인 경향이 있어 이들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2차전지주의 주가가 조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차전지주가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던 2021년 2~6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주가는 각각 41.6%, 26.3% 올랐다. 이후 두 번의 2차전지 약세기에도 이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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